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는 왜 프로들처럼 공을 멀리 칠수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죄없는 골프공만 후려쳤던(?) 기억들이 있을것이다.
필자 역시 역도선수 출신임을 자랑하며 마치 골프공을 깨뜨리는게 목적인것처럼 세게 쳐 보곤했지만 그럴수록 비거리(飛距離)는 더 짧아지는것을 경험했었다. 안타까운것은 비거리만 짧아지는것이 아니라 이러한 비정상적인 스윙으로 인해 평소 멀쩡하던 신체부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까지 얻게 된다.
골프공을 세게 그리고 멀리 치는 것과 관련해 이번 여름에 발표된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많은 골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내용인즉은 프로와 아마추어골퍼들의 스윙을 백스윙에서부터 팔로우업까지 생체역학적으로 분석해 이 두 그룹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의 내용만 보자면 단순한 스포츠과학연구처럼 보여지지만 사실 이 연구는 스탠포드 의과대학의 연구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즉 골프스윙의 생체역학적인 분석을 통해 골퍼들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지침은 물론, 골프로 인한 부상을 방지할수 있는 지침도 주기 위함이다.
사실 이번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참고한 문헌에 의하면 골프관련 부상중 25-52%는 허리부상, 6-10%는 어깨부상, 그리고 13-36%는 손목부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상들은 프로나 아마추어골퍼들에게 동시에 적용되는 부상들이며 잘못된 골프스윙이 이러한 부상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리더인 제시카 로즈 부교수는 특히 스윙시 과도하게 상체를 회전(回轉)시키는 동작이 허리부상을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프로골퍼들은 어떤 원리에 의해 비거리를 많이 내는 것일까? 총 10명의 프로골퍼들과 5명의 아마추어골퍼들이 연구에 참여했고 이번 연구의 결과를 통해 밝혀진 프로와 아마추어들의 스윙비교는 세가지 중요한 생체역학적인 요인을 통해 분석이 되었다.
먼저 스윙동작시 어깨의 기울기, 고관절의 기울기, 그리고 고관절의 회전동작이 3차원 동작분석기를 통해 측정되었고 클럽 스피드역시 측정에 포함이 되었다. 특히 고관절 회전동작의 분석은 선행연구들에서 이미 연구되었던 변인으로서 프로선수들의 비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미 보고가 되어 있지만 이번 연구의 다른 점은 전체의 스윙동작중 고관절의 회전이 다른 생체역학적인 회전변인들과 어떤 관계속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에 있다.
Source: Stanford School of Medicine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먼저 프로골퍼들의 고관절 회전각도가 평균 56도로 측정되었는데 매번 강하게 스윙을 했음에도 전체 횟수의 스윙을 진행하는동안 각도의 차이가 7.4% 정도로 아주 적은 변화만 있었다고 한다. 즉 세게 스윙을 해도 매번 스윙이 거의 흡사했다는 것이다. 프로들의 클럽스피드는 평균 79 마일로 측정이 됐고 전체스윙 횟수간 클럽스피드의 차이 역시 5.9%로 매우 낮은것으로 나타났다. 즉 프로들은 매번 거의 동일한 스피드로 공을 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아마추어골퍼들의 고관절회전각도는 46에서 48도로 프로들에 비해 20도정도 적은것으로 측정이 되었고 클럽스피드 역시 15에서 20마일정도 느린 것으로 측정이 되었다. 스윙시 어깨의 기울기(tilt of shoulder)는 프로들은 48도로 측정이 되었고 전체 스윙간 차이도 10% 미만(8.4%)인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아마추어들의 스윙시 어깨기울기는 33에서 42도로 프로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흥미로운 결과중 한가지는 초기 백스윙동작시 아마추어들의 고관절회전은 아주 컸지만(excessive) 다운스윙에서의 회전으로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충분한(insufficient) 고관절의 회전은 느린 클럽스피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골퍼들이 다운스윙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What starts the downswing?). 흥미롭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손목이나 팔이, 어떤 사람들은 어깨나 하체가 다운스윙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생체역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운스윙은 고관절(hip)의 로테이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판명됐다.
스탠포드대학의 남자골프팀 곤레드 레이감독은 “모든 골프선수들이 비거리를 늘리는 비결을 배우고 싶어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거리 증가의 비결이 고관절의 로테이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연구가 골퍼들의 퍼포먼스향상에도 효과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카 로즈교수와 연구팀은 이번 가을부터 스탠포드대학병원과 스포츠의학 클리닉에서 생체역학적 골프스윙분석을 하나의 의료서비스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번 칼럼에서도 소개했듯이 생체역학이 일반의학과 스포츠의학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주 좋은 모델인 것이다.
jhong@willamett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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