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대학에서는 운동과학과 (Exercise Science) 전공학생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스포츠와 직접 관련된 분야에서 코치, 컨디셔닝코치, 선수트레이너, 스포츠 심리학자 및 영양사로 일하기를 원하거나 미래에 의학분야(의사, 의사보조, 물리치료사, 직업치료사등)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것이 증가의 큰 이유로 보여진다.
이와같이 미래의 의학분야 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운동과학과를 선호하는 이유중 하나는 다른 기초과학전공학문들(생물학, 물리학, 화학)과 달리 인체와 관련된 과목을 많이 수강할 수 있는 운동과학과에서 인체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학업과 연구를 최대화해서 대학원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는 의도에서이다.
몆 해전부터 미국대학 스포츠의학협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는 “Exercise is Medicine”이라는 모토를 주창(主唱)하며 미국 사회에 만연한 건강문제들을 운동으로 치료하고 예방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제 운동과학은 선수들의 경기력향상, 부상치료와 예방차원을 비롯해 공중보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공헌하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운동과 운동요법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지 비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성인병에만 근거하지 않는다.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최근들어 치솟고 있는 미국의 의료보험금과 의료비의 부담으로 인해 재정적인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보험에 가입했다해도 의료보험의 프리미엄에 따라 커버리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떤 치료을 받았건 환자의 지불액도 만만치 않다.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인의 약 35%는 어떤 종류의 의료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자들이다. 의료보험비보다 적은 돈을 투자해 건강을 관리함으로 병원신세를 덜 지게되면 그만큼 금전적으로 유익인 셈이다.
미국 의료계의 이러한 아이러니를 해결하기위한 노력의 하나로 최근 몆몆 대학들이 혁신적인 대학원과정을 제공하고 있어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까지 독립적이었던 운동과학과와 공중보건과를 통합한 석사과정이 과정이 그 예이다. 보스턴에 위치한 Northeastern 대학과 워싱턴D.C. 에 위치한 George Washington 대학이 운동과학/공중보건(MS in Exercise Science/Public Health) 석사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역시 운동과학과 건강관리 (Health Management)을 통합한 석사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가 지도해서 졸업시킨 두 명의 학생들이 현재 보스턴의 Northeastern 대학과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학생들에 의하면 학위를 마치게 되면 석사과정 2년차때 인턴쉽을 했던 병원, 학교, 사설단체나 시설들 아니면 건강관련기관들에 제법 쉽게 취직이 되는 편이라고 한다.
꼭 취직을 위해서만 대학원을 입학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선수뿐 아니라 아동과 노인, 환자들을 포함해 좀 더 다양한 Population을 도울 수 있다는 면에서 운동과학과 공중보건과의 합병(合倂)은 매우 이상적으로 보여진다.
또한 이러한 협력(Collaboration)은 운동과학전공자들이 의료계와 건강관련분야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최근 공중보건분야의 많은 연구기관들과 대학의 연구교수들이 운동생리학(Exercise Physiology)과 운동역학(Biomechanics)에 능통한 운동과학전공 인재들을 선호하고 있다.
공중보건(Public Health)의 분야는 미국의 의료계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어느때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공중보건제도발전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고 공중보건관련연구에도 많은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공중보건관련분야 전문인들이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몆 해전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학들이 공중보건학과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원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공중보건관련 통계에 의하면 현재 관련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70%의 직원들이 전문적인 공중보건교육을 받지않은 사람들이고 그나마 30%의 전문교육을 받은 직원들 역시 퇴임을 앞둔 사람들이 많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학들은 이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서 잘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공중보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로서는 장학금을 받아가며 대학원공부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2년전에 필자가 지도했던 두 명의 윌라멧 대학 운동과학과 학생들이 평균 4~5개 대학에 지원했는데 입학은 물론, 지원한 모든 학교들에서 장학금을 약속받아 최종적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선택해야하는 즐거운 고민을 함께 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대학들의 운동과학/공중보건 대학원 디렉터들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필자와 같이 운동과학전공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들에게 학생들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수한 학생들은 프로그램의 발전에 너무 중요한 요소이고 정부와 관련단체로서의 지원을 지속시킬 수 있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운동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중 미래의 건강관련분야에서 교육자, 연구원, 정책가, 행정가등으로 일하기를 희망하거나, 운동과학과 건강관련분야에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자녀들을 둔 1세대 부모님들께서 이러한 트렌드와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셨으면 한다.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이와같은 좋은 기회를 얻어 미국의 공중보건분야에서 훌륭한 역할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해본다.
jhong@willamette.edu
뉴욕 : 
파리 : 
서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