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월드컵’의 속내

곧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이 미국 NBA 스타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면 많은 농구팬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루머의 배경은 최근 국제 농구대회의 흐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근 국제농구계는 FIB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NBA스타선수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미국은 금메달을 땄지만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코비 브라이언트와 같은 스타급 선수들이 포함되지 않은 대표팀이었다.

물론 세계 선수권대회출전을 위한 대표팀 명단에 스타선수들의 이름이 올려졌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터라 올림픽보다 인기가 덜한 세계 선수권대회에 참여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려진 스타선수들의 대회 불참사유를 보면 부상관리, 아버지로서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 치과의사와의 진단약속, 심지어 미국 인기드라마시청 등 아주 다양하다.

그렇다면 FIBA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NBA 스타선수들의 부재(不在)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런 문제가 야기되면서, 국제농구계에서는 FIBA와 NBA 커미셔너 데이비드 스턴이 국제 슈퍼 토너먼트 “농구 월드컵 (World Cup of Basketball)” 을 계획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즉 NBA선수들이 많이 참여하는 농구 월드컵을 통해 국제 농구팬들을 만족시켜주고 더불어 어느 정도의 수입(?)도 창출해내는 아주 그럴싸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이런 루머와 함께 데이비트 스턴은 지난주 초 몇몇 기자들에게 미래에 개최되는 올림픽에는 23세나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올림픽대표팀을 보내기를 희망한다고 넌지시 귀띔했다. 사실 전문가들은 스턴의 희망사항이 2016 올림픽부터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런던 올림픽 개막이 불과 2주도 안남은 이 시점에서 NBA 커미셔너의 발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그리 희소식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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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턴의 발언 배경은 무엇일까? 그 배경은 그리 복잡하지 않아 보인다. 즉 NBA의 구단주들에게 월급을 받고 있는 커미셔너인만큼 그들을 만족시키기위해 구단주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긴 NBA시즌을 마친 후 자기팀의 스타플레이어가 올림픽에서 부상의 위험을 안고 이미 고갈된 체력으로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할 구단주는 없을 것이다. 특히 스타플레이어에 심하게 의존하는 NBA에서는 다음시즌의 경기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체력보강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올림픽출전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다.

또한 올림픽 출전은 그들의 비즈니스 마인드와도 그리 잘 맞지 않는다. 현재 국제규정에 의하면 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가 올림픽으로 인해 만들어진 모든 수입부분을 통제하게 된다. 즉 NBA는 남 좋은일 시키는 셈이다. FIFA가 월드컵으로 인한 수익금을 거의 독식(獨食)하는 것과 MLB가 World Baseball Classic (WBC)을 통해 거둬들인 약 66%의 수익금을 구단과 선수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본 NBA의 구단주들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스타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자선사업(?)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악동구단주로 잘 알려진 달라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규반은 심지어 FIBA와 파트너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왜 우리가 FIBA와 협력해야하나?” 라고 하며 NBA 독자적으로 농구 월드컵을 소유하고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팬들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NBA 스타선수가 리그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국가를 대표하기위해 올림픽출전을 원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NBA전문가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일단 농구 월드컵이 개최된다면 NBA는 월드컵을 통해 얻어진 수익금으로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들의 애국심조차 사려고 할 것이다.”

농구팬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욕심많고 이기적인 구단주들에 의해 계획되는 농구 월드컵 (World Cup of Basketball), 과연 어떤 감동을 줄수 있을지 궁금하다.

JHONG@willamette.edu